"北 김정은 건강은 괜찮은가?"

깜깜이 코로나 환자보다 무서운 북한의 권력집단

박종완 기자 승인 2020.09.05 08:31 의견 0
강길모 미디어이슈 고문


최근 북한 동향과 김정은의 거취에 대해, 상당기간 탐사 가능한 모든 정보와 자료를 찾아본 결론은 ‘정말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김정은이 죽었다는 얘기도 고개를 들고 있고, 코마 상태라는 둥,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을 것이라는 둥, 참 말은 많습니다만 어느 것도 확인된 바 없고, 확인될 수도 없다는 점이 참 괴이합니다.  

(추론1) 김정은 건재설과 위임통치론

박지원 신임 국정원장이 국회 첫 보고를 통해, 꽤 놀랄만한 정보를 내놓았습니다. 북한의 절대 지존인 김정은이 김여정에게 외교문제 등 상당부분 국정을 위임하고 있으며, 경제는 박봉주, 김덕훈에게, 군사문제는 최부일, 이병철 등에게 위임통치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9년간 누적된 통치스트레스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분석했다고 합니다. 

국정원 보고내용이 알려지자, 북한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개를 갸웃거리는 반응이었습니다. 일단 37살의 젊은 통치자가 불과 9년 만에 ‘통치 스트레스 탓’에 위임통치를 선택했다는 분석에는 어이없다며 비웃는 사람들이 많았고, 수령론을 떠받드는 북한권력체제의 속성상 ‘위임통치’는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많았으며, 경제난 등에 따른 국정 책임을 전가하려는 얕은 술수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많았습니다.

물론 김여정이 사실상 후계자로서 차근차근 권력을 이양 받고 있다는 섣부른 관측도 있었고, 노동신문 1면에 이병철, 박봉주 등이 인민을 ‘지도’하는 모습으로 나타나 국정원 분석을 뒷받침하는 징후로 해석되기도 했습니다. 더구나 김여정이 최근 ‘당 중앙’의 반열에 올랐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 국정원의 ‘위임통치’ 분석이 어디까지 나아갈지 주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추론2) 김정은 이상설과 권력변동론

한 때 사망설까지 나돌았던 김정은이 멀쩡한 모습으로 비료공장 준공식에 나타나 많은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었던 것이 불과 얼마 전의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김정은 거취에 심각한 일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들이 재차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일단 동영상으로 김정은 동정이 공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진으로 공개되는 김정은 동정은 이른바 ‘가케무사’를 동원한 가짜 동정이라는 주장이 김정은 이상설의 주요 근거 중 하나입니다. 최근 공개된 사진이 사실은 예전 사진이라는 주장도 많습니다. 외부인사와의 접견에 김정은이 등장하지 않는 한, 어떠한 동정 보도도 믿을 수가 없다는 얘기들입니다. 

혹자는 김정은이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갔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제기하였고, 새로운 군부 실세로 주목받는 이병철이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김정은 사망설로 웃음거리 신세가 됐던 사람이 이번에는 ‘김정은 코마설’로 다시 열을 내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미 백악관에서 ‘김정은 코마설’에 폭소를 터뜨리며 일축했다는 기사가 주목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이 처음 제기되었던 4월 11일과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에 김정은이 금수산태양궁전의 참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4월 15일을 기점으로 ‘김정은 이상설’은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아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과연 김정은이 건재한 상태에서 북한의 권력 운용 방식에 실용적 변화가 오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김정은의 거취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상태에서 새로운 권력체계가 재구성되고 있는 것인지, 지금으로선 어느 쪽 주장이나 추론도 확실하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듯합니다.

코로나19의 재창궐 조짐으로 강화된 방역대책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염원하기에 엄청난 고통을 기꺼이 감수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등에 내려진 2.5단계 방역조치로 코로나 재창궐 기운이 수그러들기를 절대적으로 기대하지만, 앞으로 어떤 상황이 도래할 것인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코로나 방역에서 일일 확진자 발생숫자도 중요하지만,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깜깜이’ 환자의 비율도 매우 중요한 변수라고 말씀드린 바 있었습니다. 깜깜이 환자 비중이 지난달 22일 20.2%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20%대를 넘겼고, 8월 30일∼9월 1일 사흘간 21.5%→22.7%→24.3%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많아지면 방역당국이 접촉자 추적을 비롯한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n차 전파'에 대한 위험도가 그만큼 높아지게 됩니다. 코로나를 잡기 위해 ‘깜깜이 환자’야말로 가장 무서운 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남북관계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가장 무서운 적도 북의 ‘깜깜이 권력집단’이 아닐까 합니다. 남북관계를 꾸려가는 가장 대표적 주체는 남북 양측의 지도자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상대방 두목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아픈지 안 아픈지 이런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대를 두고 도대체 무슨 일을 함께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인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신임 통일부장관이 북한에 뭔가 주지 못해서 안달인 듯한데, 정작 김정은은 일체의 외부 도움을 받지 말라고 했다 하여 우스운 꼴이 되고 있습니다. 이 정부는 추석 전 이산가족 만남 성사 운운하고 있는데, 정작 대외업무를 위임받았다는 김여정은 반드시 참석했어야 할 정치국 확대회의에 얼굴이 보이지 않는 등 공식석상에 나타난 것이 한 달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북한 권력집단의 행태가 오리무중이라면, 우리가 그들을 상대로 정상적인 대화를 통해 확실하게 도모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봅니다. 거액의 달러를 뒷돈으로 주고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들, 하루 이틀도 안돼서 합의서에 서명했던 상대편 두목이 어디 가서 뭐하는지도 모를 상황이 된다면 그 잘난 합의서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북한은 모든 국가적 행위가 쇼이고 연출로 이뤄지는 ‘극장국가’라고 합니다. 정상국가인 대한민국과 비정상국가인 북한 사이에서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대화나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극명하게 깨닫는 데서, 진정한 남북관계의 미래가 모색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정부와 이 정부의 남북관계 담당자들이 다시 한 번 깨닫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김정은이 살았든 죽었든, 코마 상태로 허덕이든 멀쩡하게 휴양중이든 관계없이 우리는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고단위 처방을 새로운 차원에서 긴 안목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통일부장관이 됐다고 남북관계 진전의 성과주의에 조급증이 발현되거나, 새로 국정원장이 됐다고 망측한 진단을 남발해서는 곤란하다는 말씀입니다. 

남북관계를 대하는 대한민국의 자세는, 상대가 백일천하에 뚜렷하고 분명한 모습으로 다가올 때 상대하면 그 뿐, ‘깜깜이’ 상태에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모습이라면 단호하게 상종하기를 거부해야 마땅합니다. ‘깜깜이 권력’에 대해 대화를 구걸할 것이 아니라, 북한의 권력관계가 투명해질 때까지 느긋하고 진중하게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남북관계 발전이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는 한반도 평화와 더불어 북한 동포들의 삶의 질과 인권의 개선입니다. 그것을 위한 궁극적인 해결책이 자유민주적 평화통일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남북 권력집단끼리의 짝짜꿍이 아무리 진전된다고 한들, 그것이 남북 동포 간 호혜적 삶의 질 개선으로 귀결되지 않는 한 갖다 버릴 쓰레기만도 못하다는 말씀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동지, 그대는 대체 얼마나 안녕하십니까? 

바라기는 건강한 상태로 내년 노동당 8차 대회에 제시할 북한인민들의 삶의 질 개선방안 마련에 몰두하고 있기를 기대합니다. 남북간 동반자살용 핵무기 확대에 연연하지 말고, 스스로 인정했던 경제 실패를 딛고 일어설 개혁개방형 민생 대안 마련에 노심초사하느라 위임통치마저 불가피했기를 희망해 봅니다. 이런 기대가 비록 연목구어가 될지언정.....

아울러 북한의 ‘깜깜이 권력’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국정원장이고 통일부장관이고 섣불리 나서지 말 것이며, ‘남북관계의 깜깜이 방역’ 차원에서 우선 KF-94 마스크부터 단단히 착용할 것을 당부하고 또 당부하고 싶은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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