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처벌 '강화'...반복·다수 피해 시 최대 징역 10년6개월

박종완 기자 승인 2021.01.12 19:49 의견 0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노동자가 사망했을 때 사업주에게 최대 징역 10년 6개월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양형기준이 강화됐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양형위)는 전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범죄 양형기준 설정 범위를 확대하고, 형량 범위를 대폭 상향한 과실치사상·산업안전보건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의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양형위는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 치사 범죄 권고 형량 범위를 대폭 상향했다. 기존에 사업주가 안전·보건 의무를 지키지 않아 노동자가 사망했을 때 법정 형량은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이다.

양형위는 유사한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경우 특별가중인자로 반영해 죄질이 좋지 않은 ‘특별가중영역’에 속하면 법정 최고형인 징역 7년까지 선고하도록 권고해 기존 징역 10개월~5년 3개월에서 양형기준을 2년∼7년으로 높였다.

동일범죄를 두 개 이상 저지른 다수범 형량은 기존 10월∼7년10개월15일에서 2년∼10년6개월로 상향하고, 5년 이내 재범 양형구간(3년∼10년6개월)도 신설했다. 이는 산재사고가 발생했는데 사후에도 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양형기준 설정 범위도 확대됐다. 기존에는 산업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 치사에서 사업주에 대해서만 양형기준을 설정했으나, 이를 도급인까지 확대했다. 더불어 사망자가 현장실습생인 경우에도 5년 이내 재범 시 가중처벌에 포함되도록 했다.

아울러 그동안 비판을 받아온 공탁 감경인자를 삭제했다. '공탁 제도'는 가해자가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했으나, 이뤄지지 않을 때 본인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일정 금액을 법원에 맡기는 것이다.

'상당 금액 공탁'은 감경인자로 규정돼 있어, 형사재판에서 감형요소로 고려돼왔지만 대법원은 산업안전보건법 범죄 양형인자에서, 상당 금액 공탁을 감경인자에 삭제해 법원이 엄중하게 판단하도록 했다.

다만 범죄가담자에 대해 수사협조를 유도하기 위해 자수·내부고발 또는 범행 전모에 대해 자발적으로 밝히며 결정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할 때는 이를 특별감경인자로 반영하기로 했다.

과실치사상·산업안전보건 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은 의견조회·공청회 등을 거쳐 오는 3월 29일 최종의결 될 예정이다.

양형위는 환경범죄에 대한 형량범위도 설정했다.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대기환경보전법 △물환경보전법 △해양환경관리법 △폐기물관리법 △건설폐기물의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경우에 대한 형량범위를 제시하고, 각 유형별 양형인자 표를 냈다.

주거침입범죄 양형기준안도 내놓았다. 일반적 기준으로 △주거침입 △퇴거불응 △주거신체수색이 설정됐다. 누적·특수주거침입의 경우 △특수주거침입 등 △누범주거침입 등 △누범특수주거침입 등으로 나눠 최대 징역 3년 6개월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새롭게 바뀐 산안법 양형기준이 재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중대재해법 시행 전까지 법적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확정된 양형기준은 한 달 내 관보에 게재되는데 그 이후부터는 언제든 시행될 수 있어 1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있는 중대재해법에 앞서 양형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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